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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사입니다 – 이름 없이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by cooca78 2025. 5. 20.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명과 감정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종종 기록되지 않고, 기억되지도 않습니다. 이 글은 간호사라는 이름 속에 가려진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을 향한 진심 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간호사라는 호칭, 이름보다 앞서는 무게

병원 복도를 걷는 간호사들은 모두 하얀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그들의 옷에는 이름 대신 ‘간호사’라는 직함이 붙어 있고, 환자들은 그들을 ‘선생님’, 혹은 그냥 ‘간호사님’이라 부릅니다. 물론 이는 자연스러운 문화이지만, 때로는 그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간호사 누구지?”라는 식의 모호한 인식에 갇힐 때, 그들은 ‘하나의 역할’로만 존재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간호사에게 완벽을 기대합니다. 미소 짓고, 친절하며, 실수 없이 일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간호사 역시 감정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순간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고생 속에서도 그들은 묵묵히 자신을 다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의 환자를 돌보고, 위급 상황을 수습하며, 병실 곳곳을 뛰어다니는 그들의 하루는 말 그대로 전쟁터와 다름없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직업으로서의 간호사’를 다루지 않습니다. ‘사람으로서의 간호사’, 그 존재를 조명하고자 합니다. 이름 없이 일하는 그들에겐 사실 더 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엄마, 딸, 친구, 연인, 그리고 무엇보다 한 명의 인간입니다. 우리가 자주 잊는 이 소중한 진실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이름 없는 노동, 기억되지 않는 헌신

의료 현장은 복잡하고 긴박합니다. 생명의 현장이기에, 모든 의료진은 빠르게 판단하고 즉각적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24시간을 지켜야 하는 존재입니다. 수액 교체, 체온 측정, 투약, 감염 관리, 응급 상황 대처까지. 하지만 이 모든 과정 속에서 간호사의 이름은 거의 언급되지 않습니다. 병실에서 환자가 “저기 간호사 좀 불러주세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일상입니다.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아도, 간호사는 반응합니다. 그들에게 ‘간호사’는 직업이지만 동시에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호칭이 반복될수록, 개인의 개별성은 희미해집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지만, 누구도 그들의 이름을 묻지 않습니다. 간호사는 때로 환자의 분노를 받아내는 방패가 되기도 합니다. 의사의 진단에 불만을 가진 환자나 보호자는 종종 간호사에게 불쾌함을 표출합니다. 감정 노동은 늘 한계치를 시험하고, 그로 인해 번아웃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간호사들은 퇴근 후에도 전화에 응하고, 쉬는 날에도 병원 걱정을 합니다. ‘간호사’라는 호칭이 삶 전반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제안하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만나는 간호사에게 한 번쯤 이름을 물어봐주세요. 단 한 마디 “OO 간호사님,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그들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이름으로 불릴 때, 비로소 존재로 인정받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간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간호사도 ‘사람’입니다 – 응원과 존중이 필요한 이유

우리는 종종 직업이라는 틀 안에 사람을 가둡니다. 간호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들은 돌봄의 상징이자, 헌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며 때론 초인처럼 기대됩니다. 그러나 그 기대 이면에는 무시된 감정, 지워진 이름, 쉬이 잊히는 노력들이 존재합니다. 이제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주어야 할 때입니다. 이름 없는 헌신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정체성을 상실한 돌봄은 결국 탈진을 불러옵니다. 간호사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말할 권리, 실수할 권리, 그리고 지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단지 ‘간호사’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들이 건강해야 환자도 건강할 수 있습니다. 간호사라는 직업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간호사라는 사람은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존재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은 당신이, 병원에서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간호사님”이 아닌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불러준다면, 그것이 바로 진짜 응원일 것입니다. 당신의 이름도, 그리고 간호사의 이름도 잊히지 않기를 바랍니다.